[렛츠락 페스티벌]

듣다 2016.10.03 17:50


렛츠락 페스티벌 다녀옴!

날씨가 가을가을해서 안 뜨거울 줄 알고, 선크림도 제대로 안 바르고 갔는데 완전 불볕더위..
주근깨도 더 생기고 다리도 탔...다.


요번 페스티벌에서 건진 것은 잔나비!
정규 들어보고 좋아서 들어보러 갔는데, 와 완전 잼남.
역시 방송을 타야..?


+로펀은 언제나 재밌고,
트랜스픽션도 잼잼이었고
이승환은 감동 ㅜ_ㅜ 러브 스테이지 조금 슬펐음ㅋㅋㅋㅋㅋ
하현우한테 밀리다니..........


나는 개인적으로 국카스텐 좋아하긴 하지만,
뭐랄까. 너무 가창력이 뛰어나서 그런가 마음을 후벼파는 감정이 안 든다.

그냥 우와 노래 잘해 대박! 이런 느낌.
떨린다든지, 감동이라든지, 요런거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근데 놀다가 다리 삐어서 ㅠㅠ 아직도 다리가 아픈 것은 함정
놀 때는 술을 조금만 마십시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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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siq. 2016.10.06 19: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실 하현우는 강점이 감성이 아니라 목소리 특유의 사이키델릭함인데 말이죠.. 복면가왕, 나가수 나오면서 색이 좀 가려졌어요... 그냥 국카스텐 노래 부를때가 제일 멋있음 ㅋㅋㅋ 그나저나 올해 엄청 열심히 다니셨네요?ㅋㅋ 썸머소닉이 제일 부럽...

    • moonddo 2016.10.07 13:08 신고 수정/삭제

      크.. 하여가 부를 때 쫌 멋있었긴 한데 ㅋㅋㅋ 그래도 누가 들어도 오 이건 국카스텐이다 하현우다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건 대단한 거 같아요. 그치만... 뭔가 목소리를 놓고 이렇게까지 의미부여한다는 게 웃기긴 한데 좀 하현우는 타고난(!?) 사람 같아서.. 공부도 잘하는데 잘 노는 일진 보는 느낌.. 목소리계 금수저랄까....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뭔가 쓰다보니 저도 정리가 잘 안 되네요 ㅋㅋㅋㅋ 그냥 멋있는 분이지만 제 취향이 아닌 걸로

      그나저나 올해는 진짜 열심히 다녔어요. 술도 많이 먹고 ㅋㅋㅋ썸머소닉 좋았는데.. 꼭 누군가와 같이 가세요 ㅋㅋㅋㅋㅋㅋㅋ 라인업 좋을 때 다시 가고 싶긴 한데 그 무더위를 다시 겪고 싶진 않....ㅠㅠ 그래도 처음이었으니까 그냥 좋은 경험이었다 셈치고! 열심히 카드값을..

[우디 앨런] 카페 소사이어티 Cafe Society (2016)

보다 2016.10.03 14:39


우디 앨런의 카페 소사이어티.

<최악의 하루>를 본지 얼마 안 돼서 본 영화라, 두개가 많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인생은 거짓말- 우리는 '나도 모르는 나' 속에서 헤엄치고 있을 뿐이다. 우리 중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을까, 다들 그냥 사는 것 뿐이다. 이렇게 저렇게. 연기하고, 거짓말을 하고, 또 속고, 속이며.

그런 면에서 감독이 약간의 변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양녀 성추행 사건과 소아성애에 관해..? 야, 다들 이러고 살잖아. 다들 비밀 하나 둘 쯤은 있는 거고, 다들 이렇게 사는 거 아냐? 하고. 그런 점은 쫌 찝찝했던.


그래도 그냥 깔리는 재즈 음악이 좋았고, 영상이 예뻐서 보는 내내 행복하게 봤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예뻤고, 스티브 카렐은 반가웠으며
제시 아이벤버그는 너무 못생겼고,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반가워 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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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최악의 하루 Worst Woman (2016)

보다 2016.10.03 14:17


"우리는 모두 은희를 만났다"


긴 긴 하루였어요.
하나님이 제 인생을 망치려고 작정한 날이에요.
안 그러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겠어요.

그 쪽이 저한테 뭘 원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원하는 걸 드릴 수도 있지만, 그게 진짜는 아닐 거예요.
진짜라는 게 뭘까요. 전, 사실 다 솔직했는걸요.

커피 좋아해요? 전 커피 좋아해요.
진하게.. 진한 각성.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거든요.
당신들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최근 콘 사토시의 <퍼펙트 블루>, <천년여우>, <파프리카> 영화를 몰아본 뒤 감독에게 삶이란 곧 영화,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곧 배우였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 <최악의 하루>도 그랬다. 무명 여배우인 주인공 은희에게 무대와 삶의 공간은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삶과 달리 무대는 공식적으로 거짓말이 용인되는 공간이라는 것 뿐. 우리는 모두 살면서 이런 저런 연기를 하고 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혹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생기는 불협화음. 은희는 때로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지고지순한 여자이기도 하면서, 바람피는 남자친구를 쥐락펴락하는 새침한 여자이기도 하다. 무대 위에서 서툰 연기자이기도 하면서, 인생이라는 무대에서는 몇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프로 연기자. 그 모두는 분명 은희 자신의 일부이지만 한편 심장의 주변부일 수밖에 없다.


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 주변부만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한가지일까?
은희가 인간이기 때문에,


혹은 모든 상대가 은희에게 무언가를 바랐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모두 자신이 만나고 싶어하는 여자를 은희에게 투영했다.

은희에게 잘못이 있다면, 그 역할을 (여러 군데에서) 충실히 해낸 것.



익숙하기 때문에 발견하기 힘든 것이 있다. 우리는 너무 유창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의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거짓말은 너무 쉽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은 더더욱 쉽기 때문에. 그렇기에 우연히 만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일본 작가야말로, 은희의 중심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때로는 길을 잃어야, 길을 찾을 수 있다.

더듬더듬 어눌한, 유창하지 못해 거짓말조차 할 수 없는 그 어눌함 속에서 우리는 위안을 얻고 마음의 빗장을 푼다. 유창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여줄 수밖에 없는 나의 손짓, 몸짓, 나만의 춤. 그리고 진심. 가장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가까이 가 닿을 수 있다. 서로 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는 관계. 아는 것도, 알아야 할 필요도 없는 우연한 관계. 



우리는 모두 은희를 만났지만, 모두 은희를 만나지 못했다.
가장 은희를 모르는 단 한 사람만이 은희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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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siq. 2016.10.06 19:4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재밌었어요. 글도 좋네요 ㅎㅎ

    • moonddo 2016.10.07 13:12 신고 수정/삭제

      예쁜 영화였어요 ㅋㅋ 심지어 뭔가 소장하고 싶어! 이런 마음이 들었던. 감사합니다 유후

[아멜리 노통브] 오후 네시

읽다/책 2016.10.03 13:46

대학생 때 나는 내가 한번 가본 곳의 길을 잘 기억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내가 지독한 길치임을 안다. 가본 곳이든, 가보지 않은 곳이든, 지도가 있든 없든 나는 지독하게도 길을 잃는다.

"사람은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

이 매력적인 첫문장에 매료되어 단숨에 읽어내린 책.

내가 읽은 아멜리 노통브의 몇 권의 책에서 그녀는, '나'라는 존재를 철저하게 파고들고 분해한다. 소설을 읽으며 나는 내 안에 존재하는 에밀과, 쥘리에트와, 베르나르댕과 그의 부인 베르나데트를 차례로 발견한다.


육십 몇 년간의 인생을 새하얀 눈처럼, 고결하고 고상한 것을 공부하며 살아온 백색의 에밀 부부는 노년을 '사람을 굴복시키는' 숲 속의 작은 집에서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들에게는 이제 평온과 행복 그리고 안정만이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사한 집 근처에는 한 이웃이 살고 있다. 이름은 베르나르댕, 직업은 의사. 그는 어느날부터 매일 오후 네 시에 부부를 방문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질문에만 대답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답은 단답이다. 에밀과 쥘리에트는 그의 예의없는 행동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베르나르댕에게는 아내가 있는데, 아내는 지방으로 가득찬 쾌락의 덩어리다. 사람의 형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불어난 그녀에게는 특별한 감정이 없다. 그저 쾌감과 불쾌감 뿐. 초콜릿 시럽, 달콤한 사브레, 한낮의 산책, 그녀는 마치 여왕처럼, 고래처럼 온갖 쾌락을 흡수한다. 베르나르댕은 아내를 보살피고 그녀가 수프 외의 단 음식을 맘껏 먹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어느날 밤, 에밀은 베르나르댕이 자신의 차 안에서 자살을 시도한 것을 발견하고 그를 병원에 보낸다. 그리고 그는 불현듯 베르나르댕이 스스로 죽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인간으로서의 도리, 그리고 그가 원하는대로 죽음을 맞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에밀은 갈등한다. 그리고 결국 베르나르댕이 원하는대로 그를 살해한다.


내 안에는 네 명이 모두 존재한다. 언제나 밝고 깨끗하고, 쾌락을 순수하게 보살피고 싶어하는 쥘리에트, 그리고 고래처럼 무한의 쾌락을 갈구하는 베르나데트, 그리고 그걸 막고자 하는 금욕의 베르나르댕, 그의 존재를 불편해하고 결국 그를 죽일- 에밀.

고어와 같은 고상함, 깨끗함, 정갈함, 망가지지 않음.
그리고 밤이 되면 찾아오는 쾌락에의 갈구, 더러움, 불안정함, 망가진 자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던, 혹은 안다고 믿었던 시기보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정제되지 않은 나로서 행동할 때 더 큰 기쁨을 느낀다. 이제 더이상 나는 눈처럼 새하얀 존재는 아니지만, 핏빛이거나 검거나, 혹은 다른 어떤 색. 눈이 담아내기에는 지나치게 불결한 존재일지 모르나, 눈이 규정할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도 지나치게 지루한 일이지 않을까.




p. 9

사람은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게 익숙해진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세월이 갈수록 인간이란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 인물을 점점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한들 무슨 불편이 있을 것인가? 그 편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게 되면 혐오감에 사로잡힐 테니까.

만약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ㅡ 무슨 일이냐고? 그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ㅡ 그러니까, 베르나르댕 씨를 만나지 않았다면, 당연히 이상하게 느꼈어야 할 그런 일을 나는 아직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을 것이다.

그 사건이 시작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자문해 본다. 열 가지의 추정이 가능할 것이다. 백년 전쟁의 발발 연도에 대해서처럼 말이다. 그 사건은 1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해야 옳겠지만,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6개월 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작은 내가 결혼할 무렵, 그러니까 4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아니 엄밀하게 말해서 이 사건의 시작은 내가 태어났을 때, 그러니까 6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는 편이 가장 사실과 가까울 것이다.

나는 그중에서 첫번째 안(案)을 따르기로 한다. 즉 모든 것은 1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p. 146

우리는 모브의 식품점에 가서 그고의 야채를 거의 다 사들였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수프 냄비를 하나 샀다. 나는 그 냄비 속에서 엄청난 양의 수프가 끓는 것을 바라보았다. 파와 샐러리 조각들이 수프 위로 밀려 올라왔다. 해초와 플랑크톤이 넘실거리는, 폭풍우에 휘말린 바다의 한 장면 같았다. 나는 바닷물을 연상시키는 그 묽은 죽이 살덩어리의 입 속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해 보았다. 양에서든 질에서든 명실상부한 고래의 식사였다.


p.147

이웃집 여자는 발을 구르며 정신없이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문어발 같은 그녀의 두 손이 보물인 양 그 냄비를 움켜쥐더니 자기 입에 가져다 댔다. 그녀는 멧돼지와 향유고래 사이에서 태어난 동물 같은 모습으로 흥흥거리며 단숨에 그 안의 것을 들이마셨다.

그 쾌락의 장면은 흐뭇한 동시에 역겨웠다. 아내의 한쪽 입귀는 웃고 있었고, 도 한쪽 입귀는 구역질을 참느라 경직되어 있었다.


p.168

그때 기묘한 의문이 떠올랐다. 두 에밀 아젤 중에서 누가 옳은가? 문제가 생기기 전에 그 자리를 빠져나오곤 하는, 약간 비겁하다고 할 수 있는 낮의 이멜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 대담하게 행동할 태세가 되어 있는 반항적이고 구역질나는 밤의 에밀인가?

나는 다음날까지 결론을 유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밤이 되자 나는 불면의 밤 동안 반추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또다시 온갖 타협에 굴복할 태세가 되어 있었다.

...

마침내 나는 페넬로페의 신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신화의 전철을 밟는 자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밤이 되면 낮의 자신을 산산조각 내고, 아침이 오면 또다시 밤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던가? 오디세우스의 아내는 낮에는 구혼자들과의 약속대로 천을 짰고, 어둠을 틈타서는 구혼을 거절하는 오만한 여주인공의 모습을 되찾았다. 빛이 예절바르고 상냥한 희극에 우호적이었다면, 어둠은 인간에게 파괴적인 분노를 부추겼을 뿐이었다.


p.184

오늘은 눈이 내린다. 1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온 그날처럼. 나는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본다. <눈이 녹으면, 그 흰 빛은 어디로 가는가?> 라고 셰익스피어는 묻고 있다. 그 이상 위대한 질문이 어디 있으랴.

나의 흰색은 녹아 버렸고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두 달 전 여기 앉아 있었을 때,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고 있었다. 아무런 삶의 흔적도 남기지 않은, 그리스어와 라틴 어를 가르쳐 온 일개 교사라는 것을.

지금 나는 눈을 바라본다. 눈 역시 흔적을 남기지 않고 녹으리라. 하지만 이제 나는 눈이 규정할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더 이상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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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웹툰] 밤의 베란다 / 이제

보다 2016.09.2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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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E] 아재 예능│② 아재가 지배하는 예능에서 알아야 할 것들

읽다/외 모든 것 2016.09.20 14:47

머릿수로나 영향력으로나 중년 남성들이 TV 예능을 장악하면서, 이들 프로 그램이 드러내는 패턴은 점점 뚜렷해지고 전반적인 태도는 비슷해진다. 그들의 서클 안에 들어 있지 못한 여성이나 나이 어린 사람, 미혼자를 대하거나 다루는 방식은 점점 무신경하고 무례해지지만 이미 익숙해진 분위기에서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금 한국 예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그렇기 때문에 생각해야 할 것들을 정리했다.

 



결혼은 감옥이 아니다

결혼을 인생의 무덤이자 고생의 시작으로 취급 하는 농담은 기혼 남성 연예인들 사이에서 뿌리 깊은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결혼을 앞둔 이찬오 셰프에게 정형돈은 “축하할 일입니까?”, 김성주는 “이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놀렸고, 결혼한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여자친구랑 사는 느낌”이라는 최현석 셰프에게는 야유가 쏟아졌다. 반면 “히말라야 등정하는 기분” 이라는 이연복 셰프의 표현에는 “솔직하다”는 호응이 따랐고 결국 최현석이 ‘대세’를 따라 이찬오에게 “얼마나 갈 것 같니?”라고 묻고서야 ‘남자들만의 공감 토크’는 폭소로 마무리됐다. 성인으로서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임에도 결혼 그 자체를 억압과 손해로 여기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남자다움’을 증명하는 것은 ‘같은 편’인 남성들끼리의 연대를 확인하며 웃음 속에 죄책감을 희석시킨 채 퍼져나간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육중완은 결혼을 앞둔 기분에 대해 “돈을 벌어야 된다는 책임감에 가슴 속이 묵직해지고, 약간 과장하면 군 입대할 때 기분이랑 똑같다”고 답한 데 이어 “군대는 2년이면 제대인데…”라고 덧붙였다. 불과 6개월 전, 결혼 상대에게 자신의 집에서 1년에 제사를 14번 지낸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며 “비밀이다. 말하면 결혼 못 한다”던 그다.


아내는 적이 아니다

SBS [자기야-백년손님]에서 성대 현은 남자로서의 로망에 대해 “남자로 태어났으면 밥상은 한 번 엎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이천수는 결혼 초반까지 현역이라 수입이 좋았던 자신이 ‘갑’이었지만 은퇴를 하자 갑을 관계가 바뀌어 “눈치를 보고 청소도 한다”고 말했다. 이천수 부부가 그렇듯 맞벌이 가구 비율은 2014년 10월 기준 43.9%로 전년 대비 1% 증가(통계청)했고 기혼 여성들의 생계형 취업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많은 예능에서는 여전히 ‘가장으로서의 남성’을 치켜세우는 동시에 그들이 ‘집에 있는’ 배우자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바가지를 긁히며 사는 것처럼 그린다. “아내의 동의 따윈 필요 없다”는 모토 아래 남성 시청자의 의뢰를 받아 집의 일부를 개조해주는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는 “세상 살다 보면 가정도 힘들지만 사회생활도 힘들다”, “맥주 한 잔 마시는 걸로 아내분들이 눈치 주는 건 좀 그렇다”는 멘트들로 남성을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면서 자기 공간 하나 갖지 못하는 약자’로 포지셔닝한다. 그들이 가족 모두의 공간에 실내 야구장, 격투기용 케이지, 남성 전용 화장실을 설치하며 의기양양해하는 동안 ‘남편을 이해해주지 않는 무서운 어른’으로 취급되던 아내는 뒤늦게 화를 내거나 황당해하지만 이미 상황은 끝난 뒤다. 아내를 동등한 파트너로, 혹은 진짜 무서운 상대로라도 여긴다면 그럴 수 있을까.



여성은 양념이 아니다


예능의 대세가 된 ‘먹방’과 ‘쿡방’에서도 여성은 대개 보조역이나 눈요기의 대상이 된다. SBS [일요일이 좋다] ‘백종원의 3대천왕’은 맛집 주인들이 출연 해 직접 요리를 하고 ‘백설명’ 백종원과 ‘먹선수’ 김준현이 토크를 이끄는 맛 중심의 예능이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지난 1월 “젊은 여성의 입맛을 대표하는 MC가 필요했다”며 ‘먹요정’ 하니를 MC에 합류시키면서 아이돌 패널의 비중도 늘렸다. 걸 그룹이나 이수민 등 어린 여성 출연자들이 주를 이루는 이들은 맥락 없이 춤이나 상황극 등 개인기를 선보이며 시식의 기회를 얻고, 이들에게는 ‘걸 그룹이 저래도 되냐’, ‘내숭 없는 폭풍 먹방’과 같은 호들갑이 관성처럼 따라붙는다.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찬사는 희롱의 경계를 오간다. [냉장고를 부탁해] 현아 편에서 김성주는 “혹시 남정네들이 (냉장고) 문을 열어본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고 아니라는 답변에 흐뭇해한 안정환은 “한번 안아볼까?” 하며 냉장고를 끌어안았다. 냉장고를 공개하는 건 속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럽다는 현아의 말에는 “은밀히 감춰왔던 속살을 드러내는 느낌”처럼 성적인 뉘앙스를 담은 자막이 씌워졌다. 특정 여성을 대상화하지 않더라도 여성은 흔히 ‘먹을 것’에 비유된다. tvN [수요미식회] 막국수 편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름다운 여인 같아 차마 옷고름을 풀 수 없다”와 같은 표현이 등장했고, 발언 당사자로 지목된 이현우는 보기 좋게 차려져 있던 막국수를 먹은 것에 대해 “범했다”고 말했으며 제작진은 이를 편집하는 대신 자막에 호랑이 CG를 넣는 것으로 ‘장난스럽게’ 장단을 맞췄다.



애교는 여성의 본분이 아니다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 애교를 요구받은 강지영이 눈물을 보인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성 출연자에게 애교를 맡겨놓은 듯 보여달라는 분위기는 여전하고,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신인의 입장에서 애교는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이 되었다. 지난해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레드벨벳의 슬기는 자신이 원래 애교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면서도 준비해온 애교 개인기를 선보였고, MC들은 함께 출연한 그레이를 향해 ‘곡을 달라’는 애교를 부려보라고 요청했다. 톱스타라 해도 애교 노동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14년 SBS [연기대상] MC 이휘재는 전지현에게 “남편한테 하는 애교가 있다면 보여달라. 간단하게, ‘여봉’이라도 해달라”고 부탁했고 한참 곤란해하던 전지현은 카메라를 향해 애교 섞인 한마디를 남겼다. 이처럼 애교를 요구받았을 때 수행하지 않는 여성은 ‘방송의 룰’을 따르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제시에게 윤종신은 “김구라 씨가 MBC [세바퀴]에서 아주 골치 아팠다고 하더라”는 말을 전했고, 김구라는 “이 친구는 밖으로 내보내야 되지 스튜디오 토크는 아니라는 거”라고 해명했지만 제시는 “저도 그때 애교를 계속 부탁해서 열 받았다”고 받아쳤다. 이에 김구라가 “대본에 있고 위에서 자꾸 시켜서 그런 것”이라 말하자 제시는 “애교를 계속 안 했더니 저한테 ‘시키는 건 해야지’라며 화내더라”고 덧붙였다. MC의 문제인지 ‘위’의 문제인지 가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무성의한 아이템은 불편할 뿐 아니라 진부한 방송을 만든다.



짝짓기는 축제가 아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나 JTBC [님과 함께] 등 ‘짝짓기’ 콘셉트의 프로그램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솔로인 사람에게 주변의 기혼자나 연장자들이 이성 을 만나도록 압박하고, 이를 모두의 구경거리로 만드는 데 있다. 지난해 MBC [무한도전] 멤버들은 광희가 호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유이에게 대뜸 전화를 걸어 “너 남친 있어, 없어? 그것만 확실하게 얘기해줘. (광희랑) 사귀면 안 되냐?”고 물은 뒤 유이를 녹화에 초대했고, 유이에게 머리 넘기는 것과 긴 소매를 손끝으로 쥐는 것 등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남자를 설레게 한다며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이런 거 하지 마”라고 놀려댔다. 이처럼 다수의 연장자 남성들이 무리 중 한 남성의 연애 전선을 응원하는 상황에서 상대 여성의 행동은 의도와 상관없이 ‘유혹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흥’을 깰 수 없는 입장에 처한 당사자는 반박하거나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드러낼 기회를 차단당한다.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에서 ‘월요 커플’로 설정된 송지효와 개리의 데이트가 진행될 때, 방송을 앞두고 메이크업을 받는 송지효의 모습을 VCR로 본 김종국·유재석·지석진 등은 “끼 부리네. 끼 부려”, “너도 보통 아니다 야, 못 잊게 하려고!” 등의 멘트를 던졌다. 다시 말하지만 그 순간 송지효는 그냥 메이크업을 받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사이좋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하하는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게 저건데~ 오늘 끝나기 전에 키스 한번 안 해봐요, 진짜?”라고 말했지만, 시청자들이 그렇게까지 방송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오지랖도 적당해야 하는 건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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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E] 당신은 개짤파입니까 고양이짤파입니까

읽다/외 모든 것 2016.09.20 14:23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6091816457238714


중에서 퍼온 위근우 기자의 개짤론.
글이 참 좋다.


개짤, 고맙다! 


온다 리쿠의 단편 ‘충고’는 다음과 같은 편지로 시작된다. “안녕하세오 신세 만아오 주인님 산책 공놀이 늘 고맙스이다.” 소위 ‘세오체’를 유행시킨 소설 속 반려견 존의 이 편지를 지배하는 정서는 두 가지다. 주인에 대한 애정, 그리고 주인에게 경고와 자기 사연을 오가며 전달하는 산만함. SNS를 통해 공유되는 개의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이하 개짤)에서 느껴지는 정서도 이와 거의 동일하다(‘충고’와 짝을 이루는 ‘협력’에서 고양이는 “사료 별로 사실은 시러 매일 닥가슴살로”라며 투정을 부렸다는 것은 굳이 문제 삼지 않겠다). 한 개짤에 나오는 강아지는 공과 나뭇잎, 개미 등 온갖 것들에 산만하게 정신을 빼앗기다가 이 장면을 화면에 담는 사람을 발견하고 그곳을 향해 뛰어간다. 털이 북슬북슬한 강아지는 그 자체로 귀여운 피사체지만, 개짤이 특별한 건 세상에 대한 개의 충만한 호기심이 사람에게 와 닿는 접점의 순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 떤 동물이 피사체로서 더 예쁘냐는 건 철저히 주관적인 영역이지만, 고양이가 개보다 더 포토제닉한 건 사실이다. 타고난 유연성과 균형감각으로 포즈를 잡고 도도한 표정까지 짓는 고양이는 숙련된 모델과도 같다. 간혹 털이 풍성한 종이 그나마 강아지일 때나 고양이 특유의 찹쌀떡 되기를 흉내 낼 수 있을 뿐이다. 숙련된 모델로서의 고양이는 보는 이의 시선을 ‘짤’의 프레임 안으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그에 반해 개짤 속의 개는 그 특유의 산만함으로 끊임없이 프레임 바깥으로 튀어나오려 한다. 호기심, 관심받고 싶은 마음, 놀고 싶은 마음에 시선은 여기저기로 뻗어나가고, 고양이에 비해 스스로 잘 통제되지 않는 스텝은 엉키기 일쑤다. 이 ‘바보 멍뭉이’는 조용히 관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심심해오, 놀아주오, 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개의 산만한 움직임은 심장이 뛰는 생명체의 팔딱팔딱함을 프레임 바깥으로 뿜어낸다. 개짤을 보는 건 좀 더 놀이에 가까운 경험이다. ‘동물짤’은 언제나 우리를 위로해주지만, 개짤과 함께하는 시간은 더더욱 큰 위로가 된다.

개짤을 보는 것이, 아무리 신나게 헐떡이는 개의 혓바닥을 보는 경우라 해도 종국에는 어떤 애틋함을 남기는 건 그래서다. 함께 호흡하는 기분을 느끼지만 1분이 채 되지 않는 영상은 금방 끝난다. 많은 경우 방방 뛰거나 쫄랑대는 모습을 일정 분량으로 잘라낸 개짤은 하나의 영상물로 딱 떨어지게 완결되지 않는다. 개짤의 열린 결말은 영상이 끝난 이후에 더 많은 감정을 불러온다. 저토록 좋아하는데 더 놀아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보고 더 놀고 싶다는 아쉬움이, 저 영상이 끝나고 카메라를 쥔 주인이 개와 재밌게 놀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남는다. 개들의 랜선 삼촌이 되어 사료 값이라도 주인에게 가끔 부쳐주고 싶은 강한 유대감. 물론 여전히 개짤이 더 우월하거나 매력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여간해선 쉽게 나아지지 않는 우리의 삶에서, 고기를 먹고 맥주를 마시고 야구를 보는 것처럼 개짤을 보는 건 일상을 지탱해주는 작지만 효과적인 즐거움이다. 개짤에 가장 어울리는 형용사는 그래서 ‘예쁘다’, ‘귀엽다’가 아닌 ‘고맙다’다.글. 위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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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Forever

듣다 2016.09.14 19:18


왜 자기 프로그램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갔으면 하는가를 느꼈다.
뭔가 역사적인 순간.
아무거나- 하셔서 진짜 아무거나?
그래서 진짜 아무거나 ㅇㅇ

끄아아아아-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걸 못하는 것은 넘나 고역일 것 같다.
나도 더겁일치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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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 대한 생각

쓰다 2016.09.14 19:04


나는 팀활동을 해본 적이 많이 없다. 중, 고등학교 때는 이른 중2병으로 어딘가에 (마음으로) 소속되기를 온몸으로 거부했었고, 그 때의 습관일 수도 있겠다. 대학에 가서도 물론 수많은 팀플과 동아리 활동이 있었지만, 애초에 우리학교의 팀플이라는 것은 1. 조장이 정해지고, 2. 조장이 업무를 분배, 3. 빠른 회의 및 진행, 4. 탁탁 자기 할일을 하고 마무리하는, 이런 무지막지하게 기계적(?)인 과정이었기 때문에 그리 협력이라든지 협동이라든지 할만한 부분이 없었다. 동아리를 패기롭게 이끌거나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껴본 적도 없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비사회적 인간인데 나. 뭘 하며 산 걸까.


어딘가에 깊은 소속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나는, 대학 입학 이후 그래서 늘 소속되고 싶었다. 아니다. 도망치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두 마음이 공존했던 것 같다. 이렇게 혼자 살며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고 사는 게 편하잖아, 그렇지만 나도 어딘가의 구성원이고 싶은걸. 일찍 끊기는 지하철과 엄한 부모님은 전자의 마음을 합리화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게다가 우리학교 사람들 중에는 나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서, 내가 특별히 이상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다른 학교 친구들과 만났을 때, 가아끔 나는 소속되어 있는 곳이 없다는 생각이 종종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조금만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100개가 넘는 카톡이 쌓이는 친구들을 보며 궁금했다. 도대체 어떻게 살면 저렇게 되는 걸까?


그러다 최근에는 일 때문에 팀으로 일하게 되는 경우가 전에 비해 늘어나면서, 내가 참 어딘가에서 구성원으로 뭔가를 '돌리는' 일을 잘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친해지고 끈끈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윤활유의 역할을 잘 해야 하는데, 그걸 너무나 완벽하게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나는 어색하고, 낯을 가리고, 주저한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걸까,이렇게 오지랖을 부려도 되는 걸까 내 일이나 잘하지. 하는 생각들이 앞을 가려서 말을 먼저 거는 게 힘들기도 하고, 참 뭐랄까, 뒤죽박죽.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마는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팀에서는 '쓸모없는 것들'이 항상 중요하다. 쓸모없는 대화, 쓸데없는 술자리, 쓸데없는 농담과 무의미한 잡담들. 팀은 택배상자 같다. 코어가 배송되는 물건이라면 저런 쓸모없어 보이는 부분들이 스티로폼처럼 박스 안의 내용물을 지킨다. 깨지지 않도록. 농담과 술자리, 서로의 단점들을 꺼내어 놓는 것. 진심으로 서로를 좋아하고 고마움을 느끼면, 그 마음이 전달될까? 물론 이런 것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야 가능한 부분이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나는 아직까지 운이 참 좋다.


이런 것도 배웠다.

팀이라는 것도 남녀관계 혹은 친구관계와 똑같아서,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알게 모르게 서로 불편한 지점도 생기고 싸우는 일도 있으며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른 경우도 많다. 늘 하하호호 하지만 할 말이 없어지는 정적의 순간도 있고, 말실수를 하기도 한다. 상대의 마음을 잘못 짐작하는 경우, 잘못 짐작 당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내가 호의로 한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민폐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덮고, 덮히고, 웃고, 그렇게 the team must go on?


조금 더 좋은 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에서나. 남들은 자연스레 터득하는 것들을 나는 늘 공부하듯 배워야 한다는 것이 조금 슬프기는 하지만 성장 없이 머무르는 것보다는 낫겠지. 조금씩 따라하고, 조금씩 시도하고, 조금씩 더 멋쩍어가며 배우는 중이다.


한발짝 한발짝.  그러다 미끄러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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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생각

쓰다 2016.09.14 18:41


나는 보통,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는데 요즘 가끔 그게 의미가 있나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말하는 좋은 관계라 함은 그저 그런 '안녕' 사이가 아니라 마음 밑바닥에서 오는 친밀감.


좋아하는 사람들과 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생긴다. 그 중 첫번째는 잦은 만남. 일단 이 단계부터 상당히 어렵다. 내가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만큼 그 사람도 나를 만나고 싶다는 심리적인 합의가 있어야만 만남이 성사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매일 붙어 있어 자연스레 친해질 수 밖에 없는 중, 고등학교 때는 자연스럽게 단짝이 생기게 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친해지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학 때도 완전한 갠플러였던 나같은 경우는 더더욱.

자주 붙어있는 단계를 지나고 다면 또 한번의 물음이 온다.
이 사람이 좋은가(혹은 궁금한가)?
이 사람의 삶의 방식이 멋진가?
혹은,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가?

이 항목에서도 많은 이들이 친해지는 것에 실패한다. 사회생활을 하며 매일 붙어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부 친하게 지내지는 못하는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닐까? 자주 만나게 되면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리게 되는데, 그러면서 머릿속에 그 사람의 이미지가 생성된다. 이럴 때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구나. 이런 것을 좋아하고 이런 것을 싫어하는구나. 이런 점은 조금 별로인데, 하는. 이 과정에서 알콜이 가미된다면 알게되는 깊이가 (조금이나마) 더 깊어진다. 아마 좀더 솔직해질 수 있기 때문이겠지. 혹은 음주 후에 실수를 하거나, 서로의 여러 단점들이 노출되지만, 앗 이런 점마저 마음에 꼭 드는걸, 라고 할 수 있는 단계가 온다면 친밀감은 더욱 상승.


그러니까, 한 사람과 친해지는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의 씨앗 + 만나야 할 상황 + 많은 대화 + 어떤 마음의 스파크 + 단점, 술, 실수, 짜증, 슬픔, 이해할 수 없어 같은 감정들 = 이후에야 비로소 일어나는 일인 것이다. 누군가와 친해진다는 것은 이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까, 이어질 확률 낮은 어려운 일을 굳이 도모할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렇게 생겨먹었을 뿐이고, 나는 네가 좋지만 그게 아냐? 그럼 쿨하게 안녕,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내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기에도 모자른 시간, 내가 소중히 생각하고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에게만 잘하는 것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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