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야기

쓰다 2017.06.23 01:00


-

특집 하나를 맡아 했다.

내가 하고싶어 자원했던 거고, 

결국 무사히 나가기는 했다만 그 과정에서 또 엄청난 양의 빡침 경험치를 연성하고야 말았다.


물어물어 기생하듯 완성한 결과물이지마는

처음으로 내 이름이 불려 나간 거라 조금 뿌듯하기도.

물론 영상이나 이런 부분들은 흐지부지 됐기도 했지만.


애초에 뭘 바라고 했던 것은 아니고, '해보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어서 

그렇게 아쉬움이 크지는 않지만, 사람인지라 도달률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내가 고생해서 만든 것들을 사람들이 보고 듣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하는.


결국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무엇이든 자꾸만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하는 갈증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내 얘기를 좀 들어줘! 나를 좀 봐 줘!


결국 세상 사람들은 모두 어느정도의 관종끼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다.


가장 크게 생각하게 된 것은 사람의 문제,

결국 많은 일들이 '내가 아는 사람'의 범주 안에서 해결될 수 있구나 하는 쓰라린 아픔을 얻었다.

이번 일은 고맙게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많이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지만

결국 다른 일을 하게 되었을 때는 막힐 것임이 분명한 듯..

나의 바닥치는 사회성이, 결국 언젠간 내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또 다른 사람의 문제로는 누군가와의 협업에 대한 것.

나는 사실 대학 때도 그렇고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렇고 늘 앞에 나서거나 중심에 서는 걸 싫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는 사실이

여전히 많이 부담스럽다. 그 연습이 조금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실수가 매우 많았으나)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것도 오히려 배웠다.

나는 내가 정말 남들과 잘 어우러지고 조화, 협상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을 하다보니 은근히 모든 걸 내 기준에 맞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나만큼 고민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의 이런 모습에 나조차도 충격을 좀 받았다.


-

얼마전 새 폰이 박살, 리터러리 박tothe살이 났다.

6시까지밖에 서비스센터가 문을 열지 않아서 점심시간에 달려감.

핸드폰이 없으니 급 할 일이 없어져서, 근처 서점으로 달려가 나도 모르게 충동 책 구매를 했다.


그 중 하나가 말로만 듣고 글로만 보던 <82년생 김지영>, 

그리고 좋아하는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그날 읽기 시작한 <82년생 김지영>을 오늘 카페에서 다 읽었다.

참으로 나는 조금 나은 김지영이라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나는 말을 그렇게까지 꾹 눌러 참는 성질머리는 못 갖고 있는 것 같으니까.


뭐.. 말은 이렇게 해도 나도 핵쫄보라 여러 기분나쁜 성적 멘트들과 

이런 저런 실언들에 별 소리 못하고 못들은척 장난으로 넘기고는 하지만

회사가 아닌 일상 생활에서 겪는 일들에 그저 가만히 두고만 있지는 않을 거다.

뭐 지하철 안에서 옆사람 몰카범을 함께 잡아 경찰에 넘긴 적이 있기도 하고. 


익숙하다 못해 뻔한 이야기들인데, 또 이렇게 모아 보니까 질감이 새롭다.

이렇게라도, 조금 각성하는 여자들이 많아진다면 또 조금씩 더 나아지겠지.


-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약간 나를 슬프게 만드는 책이다.

그 지점, 사랑에서 일상이 되어버리는 그 지점이

그래 어찌보면 저게 진짜 사랑이겠다 싶으면서도 

전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은 거.


특히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부터는 너무 현실감이 돋아서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됐다.


나는 내 삶을 잃는 것이 너무 두렵고, 

결혼을 하게 된다면 배우자의 관심을 잃는 것도, 

서로 그저 그런 일상적 협업자(?)의 관계가 되는 것도 너무 싫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과정을 거쳐 아이를 키우고

그러는 동안 시간은 너무도 훅훅 지나가고,

내 취향을 포기하고 내 시간을 희생하고

그렇게 내 말년을 보내야 하는 게 좀 답답하다.


내가 재벌이라 돈 막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T.T 

결국 아이가 생기면 그만큼 나에게 쓰는 돈과 시간이 줄어들텐데.


근데 또 어른들 이야기 들어보면, 

아이가 없는 경우 나중 들어 외로워 진다고도 하고,

그럴 거면 결혼의 메리트가 딱히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제일 무서운 것은

내가 이걸 생각하고 있다는 것...

나도 이제 누나가 아닌 이모 소리 듣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

나는 뭔가

전략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게 좋은 건지 요즘은,

딱히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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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05 22:42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moonddo 2017.07.17 17:55 신고 수정/삭제

      앗 아뇨 저는 서울입니다 ^^ 홍콩 지금쯤이면 많이 덥겠네요.. 후덜덜!

  • 2017.07.20 11:34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술먹고 잠자다 깨서 쓰는 글

쓰다 2017.06.16 04:40

이렇게 우울할 데가 없다.

나는 과연 괜찮은 인간인가 둠칫 두둠칫

오른쪽 이가 아파온다

나는 쓸모없는 인간 ㅅ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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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쓰다 2017.06.11 03:16

속이 너무너무 안 좋다. 부담으로 울렁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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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2 새벽.

쓰다 2017.05.02 01:37


#

내가 너무 오랫동안 안 들어와서 로그인 인증하는 줄 알았더니 이 망할 노트북이 뭔가 오류가 나서 그런가 보네. 이유는 모르겠다. 지금 또 했음.


#

남친몬이랑은 극적인 화해를 했다. 화해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북치고 장구치고에 가까웠지만. 항상 언제나 올웨이즈 감정에 극단까지 가버리는 나를 나 자신도 말릴 수가 없다. 그러나 그런 극단을 돌아 돌아 결국 다시 온순한 나로 돌아오고 마는 것은 정말로 이번에는 다르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냥 아직 끝이 아니라는 뜻일 뿐일까. 전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의 세계에 들어갔다 나올 수 없다는 건 꽤 번거롭다. 그냥 실험 결과지를 보듯이 원하는 사람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남자친구는 나와는 다르게 늘 감정이 평온하고 그 평온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요동치는 감정에 나보다 더 강하다는 뜻일까 아니면 더 취약하다는 뜻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감정은 파도 같다. 나는 서핑을 해본 적이 없지만 나의 감정을 생각하면 언제나 높은 파도와, 쨍쨍 내리쬐는 태양과, 그 아래서 파도를 가르고 무수히 부서져 내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높은 파도를 타려고 맴맴 돌지만 그만한 빈도로 무너져 내리는 사람.


반면에 남자친구의 감정을 떠올리면 두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완만한 파도만을 골라 타는 사람. 큰 파도가 온다치면 애써 무리하지 않는다. 또 한가지는 이렇다. 애초에 바다와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높은 파도도 무리 없이 넘어버리는.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그게 너무 아무런 목표조차 되지 못해서, 아예 해변으로 돌아와 털썩 누워버린다. 그게 얼마나 번거롭고 의미없는 일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고작 파도 타는 일인걸, 하고.


나는 내가 상처받았던 것들, 내가 서운했던 것들, 견딜 수 없을만큼 나를 외롭게 했던 것들에 대해 알고 있지만 상대가 상처받았던 순간들, 서운했던 많은 이유, 나를 견딜 수 없게 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상대는 알겠지. 나는 언제나 나의 대부분을 무려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입밖으로 내어놓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나는 끝까지 모를 것이다.


가끔은 그 대답없음이 끝없이 높고 단단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를 막아주는 방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벽과 방패 그건 정말 한끝 차이. 그래서 어쨌든간 중요한 건 두 서퍼가 다시 같은 해변에 나아가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파도를 타는 지점은 분명 지금까지 처럼 영 다르겠지만, 결국 우리는 같은 파도에 타고 있다.


#

애니웨이, 이런 똥같은 글을 싸지르려고 블로그를 켠 것은 아니다. 더 드러운 설사똥을 싸지르려고 이 글을 시작했다.


최근 한 선배의 추천으로 #루머의 루머의 루머 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시즌1을 거의 다 마쳐간다. 


감독이 있고 배우가 있는 드라마지만, 이건 다큐멘터리에 더 가깝다. 무려 21세기를 살아가는, 살아내온 여자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외로움과 폭력에 익숙해져가는지는 보여주는 고발에 가깝다. 이야기는 한 고등학생 여자아이의 자살로부터 시작된다. 그녀가 죽고 난 뒤 다음날 아침, 열 몇 명의 같은 학교 남자학생들 집앞에는 의문의 카세프테이프 더미가 놓여있다.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그 모든 개인들은 자신이 저지른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떤 식으로 망쳐가는지 알게된다. 



여자로 산다는 것. 정말 뭣같이 지긋지긋하고 지겨운 일이다. 이건 리버티 고등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라든가 혹은 유리천장 때문에 힘들다거나 하는 차원의 얘기도 아니다. 그것보다 더 근원적인 것이다. 내가 겪었고, 내가 아는 모든 친구들이 겪었고, 당연히 우리 엄마도, 내가 혹여 딸을 낳게 된다면 그 아이도 경험하게 될 일이다. 아무 것도 아닌 일들.


한창 때의 어린 남자아이들이 치기어려 한 행동들, 칭찬, 별 것 아닌 일들, 장난, 그냥 가쉽, 소문, 사는 게 다 그런거잖아. 뭐 그런 거.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에도 여학생 인기투표 순위가 돌았다. 누가 제일 예쁘고 누가 제일 인기가 많고 하는 것들이었다. 그땐 그냥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두고 어떤 얘기들을 했을지는 대학교에 와서쯤 알았다. 카톡방을 파고 그 안에서 누구를 따먹고 싶다느니 뒷모습을 보고 꼴렸다느니 따위의 얘기를 하고 있었으니까. 멍청이들...


누구 누구가 몸매가 좋다는 소리는 숱하게 들었고, 색기 있게 생겼다느니 남자 잘 홀리게 생겼다느니 하는 얘기도 뭐 흔했다. 당시의 나는 그런 말들이 너무 더러워서, 내가 이렇게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한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다. 뭐 지금은 좀 생각이 바뀌었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듣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그런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너무 다행히도 여전히 들을 수도 없다. 그 소원만큼은 이뤄졌다..!!!!

 

어느 학교가 그렇듯 소문도 돌았다. 나야 그냥 학생1에 불과했으니까 가장 늦게 소문을 들은 축이겠지만 결국 나에게도 소문은 왔다. 타격을 받는 쪽은 보통 여학생이었다. 남자애가 고개를 못 들고 다니는 건 못 봤다. 여자아이는 전학을 갔다. 같이 다니던 무리의 여자친구들조차도 여자아이를 비난한 경우도 있었다. 나와 친했던 한 친구는 비밀을 털어놓으며 자기가 잘못한 것 같다고 울었다. 물론 걔 잘못이 아니었다. 폭행까지는 아니었지만, 피해자였다. 한 친구는 한학년 위 선배들에게 가슴이라고 불렸다. 그것도 소문으로 들었다. "야 옆반 오빠들이 걔를~" 어떤 애들은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에게도 그런 얘길 했다. "쟤는 저런 애를 왜 만나지?" "가슴이 커서 만나는 거겠지." 깃털처럼 팔랑팔랑 날아다니던 소문 속 여자아이들의 얼굴은 아직까지도 내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그건 애초에 누구의 입에서 퍼져나갔을까. 


이런 일들을 연달아 접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방어기제는 이거다. 일단은 다 아닐 것이라 생각하는 것. 애초에 아무도 믿지 않는 것. 내가 믿을 수 있을만큼 좋은 애는 없을 거야. 그리고 뭐, 이렇게 믿는 건 어렵지 않았다. 결국 아닐 것 같은 아이들도 어떤 식으로든 공범이었으니까. 소문을 나르거나, 그 자리에서 침묵하거나, 방조하거나, 가슴을 쳐다봤다. 뭐 절대로 아닌 남학생들 물론 있겠지만, 있었겠지만, 그 존재가 누군가가 상처받는 것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는 못했다. 


소문이 얼마나 빨리 퍼지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더 상처받고 피해받는 건 성별이 여자인 쪽이라는 걸 마음속 깊이 깨달았다. 물론 나도 120퍼센트 내가 원치 않는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렸다. 나도 그걸 알고 있었다. 항상 무서웠다. 몇 년 뒤에, 우리 학교의 누군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학생이었다.



그래서 내가 남자 친구들이 별로 없나..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관을 지닌 애들로만 추리다보면 정말로, 진정 정말로 몇 명 남지 않는다. 그리고 그,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간 중 대부분이 CLAY였다. 직접적으로 폭력에 가담하지는 않지만 말리지도 않는, 방관자들. 아무 생각 없이 도는 사진을 보고, 들리는 소문을 들었으며, 그렇지만 높은 순위에 오른 건데 좋은 거 아냐? 라고 묻는. 


결국 클레이도 그녀의 삶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애초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종류의 사람들도 클레이들 뿐이다. 뭐 그래도 요새는, 내 옛날 편견을 깨게 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리고 공통점은 보통 트위터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위터를 안 하는데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점점, 나아지고 있는 걸까? 


재미있고 스토리의 흡입력도 대단하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이거다. 이걸 봐야할 사람들은 절대 보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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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onddo 2017.05.02 01: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 소원만큼은 이뤄졌어 하는 부분에서 왜 눈물이 날까? 젠장할ㄹㄹㄹㄹㄹㄹ 풉 감정에 수정하기

'ㅅ'

쓰다 2017.04.28 02:25


#

흐으음. 

예전에 느꼈던 그 '아, 나는 어쩌자고 이렇게 나대버리는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재밌어서 항상 너무 오바하게 되는 듯.


#

다음주에 당연히 5일 다 나가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틀 쉬게됐다 이게 웬꿀?


#

어제 오늘은 회사에서+세탁소에서 안좋은 일이 너무 많았는데,

동생과 깔깔 웃으며 얘기하다보면 잊게 된다.


내일, 모레만 참으면 일요일이고, 또 밀린 일 다 하고 나면 4일에 야구 보러 간당 야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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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5일 점심시간.

쓰다 2017.04.25 13:27



#

와우. 로그인 인증을 했다. 정말 오랫동안 안 왔었구나. 브런치도 파고, 이것저것 하는 것들을 지속해 오면서 이 공간은 잊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팀이 바뀌었고 속상한 일들이 수차례 있었고, 공연도 보고 즐거운 일도 가끔 생겼던 것 같다. 지금 보니 가장 마지막 올린 글이 다 그만두고 싶다라든지 스스로 쓰레기라고 자책하는 글이었는데, 지금도 나는 쓰레기 ㅇㅇ. 인걸 보니 우울하다. 여전히 나는 생각이 없고 멍청하다. 그러니까 그 순간으로부터 나는 한 발자국도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

그럼에도 결국 이 공간을 켠 것은 방금 내가 본 어떤 글 때문이다.


연인 사이엔 비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라고 시작하는 글이었는데, 그래서 나는 정말 그런가 하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물론 나도 연인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다. 감추고 싶은 것들이 있고, 알려지면 죽어버리고 싶어질만한 비밀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이 비밀을 지키고 싶은 동시에 상대가 이 비밀만큼 가까이 다가와줬으면 좋겠다는 비밀스런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다. 결국 아무도 다다르지 못하겠지만. 


우리가, 적어도 내가 연애를 시작하는 이유는 누군가의 세상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나는 대부분의 시작이 사랑보다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말하는 방식, 사고하는 방법, 왜 이런 생각을 할까? 정말 이상하다 내지는 정말 호감이다 ㅇㅇ. 그의 친구들, 좋아하는 음식, 자주 가는 장소, 듣는 음악, 그런게 내 삶에 점점 물들어가서 내가 변화할 때 기쁘고 가장 행복하다. 좋아하는 상대와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어딘가 짜릿하다. 


그 기쁨은 내가 나의 코어와 가장 가까운 부분을 내어보였을 때, 그리고 그럼에도 상대가 그 이유로 나를 밀쳐내지 않고 나의 혹은 자신의 일부분으로 인정해줄때 가장 커진다. 나 역시 상대의 코어 가장 가까운 곳을 탐험할 때 가장 가깝다고 느낀다. 그게 어떤 찌질하고 안 좋은 일이어도, 한편으로는 내가 그의 이런 부분까지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지기도 한다. 아닌가? 보통의 일상은 그냥 1 혹은 0으로 흘러갈 뿐인데, 1과 1이 더해져서 3이 되고 4가 되고 금방 100을 훌쩍 넘어버리는. 말도 안되는 그 기분 때문에 한다 나는 연애.


그리고 그건 평행선이 아니다. 누군가와 평행으로 달리는 것은 언제나 가장 편하고 쉬운 길인데, 그게 연애의 목적인지는 정말 잘 모르겠다. 난 정말 부정적인 맘만 먹으면 누구보다 평행을 잘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결국 저 글에 자극받아 로그인 인증까지 해가며 불을 내가고 있는 것은 나의 요즘 연애가 평행선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안쪽으로는 들어오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없던 벽이 세워진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다. 궁금해하지도, 만나고 싶어하지도, 전화도, 문자도. 물론 아직까지는 관성을 멈추지 못해 어느 정도의 의도적인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점점 속도는 줄어들고 감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서겠지.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게 정말 생산적인 연애란 말이야?


혼자 있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이 연애도 잘 한다고 하는데, 뭐 그냥 앞에선 끄덕끄덕하지만 당최 그 말이 뭔 똥소리인지 모르겠다. 혼자 잘 있을 수 있는 사람은 혼자 있는 것을 잘 하는 거다. 혼자 놀기 달인 모든 비연애주의자들이 연애를 잘하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그 '잘 한다'는 기준이 뭔지도 모르겠다. 오래 안정적으로 만난다는 의미 아닐까. 그런데 오래 안정적으로 만나는 게 꼭 잘 하는 걸까.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는 어떤 한 인생도 그 코어까지 제대로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오래 산 부모님, 형제들도 마찬가지고. 아직도 나는 동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니까. 왜 저런 멍청한 행동을 하는지. 왜 저렇게 사는지 등등. 푸하.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그게 설령 파국으로 끝날지라도 한 사람의 끝까지 보는 건 좋은 일이 아닌가. 그걸 어떻게 못 하는 연애라고 할 수 있으며 그걸 빼고 어떻게 그것을 연애라고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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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 10000000%

쓰다 2017.02.24 23:59


-

사라지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 몇 번이고 되뇌면 사라져버릴까.



-

나는 너무 멘탈도 약하고, 마음도 약하고, 강한 척도 못 하고, 갑질도 못하고, 그냥 약해 빠졌다. 맨날 술 취해 솔직하게 속마음이나 다 털어놓고. 나 말고도 사회생활에 최적화된 사람이 많은데 사회생활은 다 그런 사람들에게 맡기고 나는 그만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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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쓰다 2017.02.08 16:22


#

실수를 했다.

뭐 변명하고 싶지는 않지만 

온전한 나의 실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초의 실수를 저지른 건 나였으나

그 순간 다른 곳에서 누군가 또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고,

실수를 발견했어야 하는 사람들은 그걸 확인하지 못했다.


여러가지의 실수들이 꽝. 5중 추돌사고를 냈다.


애초에 내가 해야하는 일은 아니었으나, 

떠밀려 그걸 덥썩 받아버린 내가 가장 최초의 실수를 했으니

결국 나의 실수인 것은 맞다.





#

그래서 가장 아쉬운 소리를 해야만 하는 역할을 내가 맡게 됐다.


물론 전화를 받는 사람들은 훨씬 더 기분이 나빴겠지만

전화 통화를 하는 내내 너무 속상했다.

한 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내가 모신 분들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전화기에 대고 머리를 조아리자니,

내가 이 일을 맡게 된 모든 과정이 속상해졌다.


바보처럼 시킨다고 덥썩 받았던 것이나,

사람의 한 결만을 본 것.


또다른 후회가 후회의 꼬리를 이었다.



#

실수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이 있다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이번 실수의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 봤더니 불만과 피해의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시기 나는 떠밀려서 맡게된 일에 매우 불만스러운 상태였다.

피해의식도 컸다.


나는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유일한 동력은 즐거움이었는데 당시의 나는 전혀 즐겁지 않았다. 

 

내가 내 일에 들이고 쏟는 시간과 노력에 어떤 식으로든,

즐거움으로나마 보상받지 못한다는 것.

그 마음이 아마 '대충'이라는 구멍을 만들었을 것이다.



일이 혹 잘 되더라도 

공식적으로 이름이 올라있지 않은 내게 떨어질 기쁨 같은 것은 없고,

일한만큼의 돈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일과 사람 모두 즐겁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이 일로 크게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 라는 마음.


#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체제 안에서 피해의식을 지닐 일 자체를 아예 만들지 않는 게 첫째일 것이고, 
이런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일을 받지 않는 것이 두 번째.

그리고, 조금은 워워, 조금은 더 느리게 행동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결국 마음이 급해 벌이게 된 일들이니까.
조금은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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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Musiq. 2017.02.09 21:1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https://youtu.be/HR_NEwTxxQ8
    저는 쪼금 우울해지면 종신옹 목소리가 땡길때가 있더라구요. 가끔 얼굴 생각나서 깰때도 있지만 ㅎㅎ

    • moonddo 2017.02.10 23:55 신고 수정/삭제

      회사에서 들었는데, 덕분에 유튭 이어지는 종신옹 노래들 쭉 듣다 보니 기분 힐된 듯 했어요 위로받는 느낌요 유유.. 뭐 산다는 게 뭐 맨날! 다 그런! 그런 건데! 유난히 요새

    • Musiq. 2017.02.11 14:53 신고 수정/삭제

      그러니까요... 힘냅시다 우리 ㅋㅋㅋ 술먹고! 밥먹고! 음악듣고! 춤추고!

    • moonddo 2017.02.25 00:00 신고 수정/삭제

      ..............ㅠㅠ 그것뿐이 삶의 낙!

2017.1.19 올해 첫 글

쓰다 2017.01.19 00:46

-

어쩌다보니 어영부영, 1월도 반이 넘게 지났다.

작년을 정리하는 글을 좀 써보겠다고 몇 번을 머릿 속으로 다짐했지만

정신없게 사는 요즘의 내가 가능했을 리가.


-

작년 말 드디어 이사를 했다.

1년 만의 일이었다.

그 작고 어두운 방에 산 지.


몸 누일 나만의 공간이 있기만 하면 다른 거야 뭐 어떻겠냐,

자만했던 내가 미친 거였다.

지난 1년은 준 악몽이었다.


새로 옮긴 집은 넓고, 깨끗하고, 수납공간도 많다.

화장실도 널찍하고 샤워 부스도 따로다.

그 중에서도, 가방 하나에 몰아뒀던 내 아끼는 인형들을 주욱,

늘어놓을 자리가 생겼다는 게 가장 좋다. 아, 침대도 샀다.


-

현 시대에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계급 따위 없다고 하지마는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점선 같은 게 있다.


나는 늘 그 점선을 밟으며 살아왔다.

늘 내가 가져 마땅한 것 이상을 원했다.


머리는 좋았지만 출생이 상놈이었던 아빠는

너희만은 그렇게 살지 말라며 나름대로 금지옥엽 딸들을 키웠다.

점선을 밟고 오르리라는 마음을 먹게 된 건, 그런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점선을 밟고 사는 사람만이 갖는 억척스러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 아래에 뭐가 있는지따위는 관심조차 없겠지.


"처음에는 고생을 해 봐야 나중에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하는 거야" 라는

교훈적 말 따위가 가 닿을 리 없는, 깊고 깊은 마음이 있다.


-

큰 돈은 아니지만 집을 옮기기 위해 보증금 600만원을 대출 받았다.

금방 못 갚을만큼 큰 돈은 아니지만 적은 돈도 아니다.

못 갚을 액수도 아니면서도,

가끔 학자금과 대출금을 함께 생각하면 잠시 멍  하다.


-

집에 관한 우울한 소리를 했지만,

그래도 나름 깨알같은 재미가 있다.

침대도 배송이 됐고, 청소기도 사고, 오늘은 의자도 샀다.

옛날 집에서는 들일 수조차 없던 것들을 하나하나 넣다 보면


아 이제야 내가 '집'에 사는 거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

그래서 나에게 작년은?


으음.. 이건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군.


-

오늘 문득 신발장을 정리하다가,

근 2년 간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된 존재를 떠올렸다.

구두에 쌓인 먼지를 닦다가 문득 코 끝이 시큰.


위로받을 여유도, 사랑받을 여유도 없었던 때의 나에게

유일하게 위로와 사랑을 건네줬던.

나는 그래서 아직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나 보다.



-

아, 그리고 작년에 다친 다리가 낫질 않는다.

인대가 늘어났다는데 이렇게 안 나을 수가.

다리 다쳤는데 또 잘 해보겠다고 열심히 의자를 밀고

이곳저곳 일하러 다니고 뛰어다닌 게 문제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병원을 다닌다.

걸을 때도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있다.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게 보내는 관심이 적어질까 걱정이 된다.

조바심 낼 일도 아니고, 움츠러들 일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자꾸만 슬퍼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마 내가 상대에게 쏟는 감정이 그만큼 커서이지 않을까.


커서? 커서. 깜빡 깜빡. 흰 종이. 커서.



-

점심시간에는 자주 도서관엘 간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책들도 좋고,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도 좋다.

가장 최근 읽은 책은 #비수기의전문가들 by 김한민.

굉장히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굉장히 좋았다.

전부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서도.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역시 도서관은 좋다.

책 소독기 하나만 들여왔으면 좋겠지만....



-

나는 아마도, 5춘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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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혹은 편견

쓰다 2016.12.16 10:24


역할과 역활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신뢰따위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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